족저근막염은 임상적으로 매우 흔한 병으로 성인의 발뒤꿈치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되는 병입니다.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2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족저근막은 종골(calcaneus)이라 불리는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하여 발바닥 앞쪽으로 5개의 가지를 내어 발가락 기저 부위에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띠를 말하는데,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발바닥이 받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족저근막에 반복적으로 미세한 손상이 일어나면서 근막을 구성하는 콜라겐의 변성이 유발되고 염증이 발생한 것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합니다.
구조적으로 발바닥의 아치가 정상보다 낮아 흔히 평발로 불리는 편평족이나, 아치가 정상보다 높은 요족(cavus) 변형이 있는 경우 족저근막염의 발생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양 다리 길이가 차이가 있는 경우, 족저근막 아래로 지나는 지배신경이 포착(entrapment)된 경우, 아킬레스건이 긴장되어 있거나 종아리 근육이 구축 또는 약화된 경우에도 족저근막염이 잘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해부학적 이상이 원인이 되는 경우보다는 평소 걷기나 운동을 잘 하지 않다가 갑자기 발을 무리하게 사용하면서, 족저근막이 늘어나 발생하는 빈도가 훨씬 높습니다.
즉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장거리의 마라톤 또는 조깅을 한 경우, 바닥이 딱딱한 장소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운동(배구, 에어로빅 등)을 한 경우, 과체중, 장시간 서 있기, 너무 딱딱하거나 쿠션이 없는 구두의 사용, 하이힐의 착용 등 족저근막에 비정상적인 부하가 가해지는 조건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며, 이 외에도 당뇨, 관절염 환자에서 동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족저근막염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 수면 중에 수축되어 있던 족저근막이 펴지면서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입니다. 통증은 주로 발꿈치 안쪽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발뒤꿈치뼈 전내측 종골 부위를 누르거나,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대부분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하고 일정 시간 움직이면 통증이 다시 줄어드는 양상이 많으며, 진행된 족저근막염의 경우에는 서 있기만 해도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고 보행에 장애가 생기면서 무릎이나 고관절, 척추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족저근막염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체 검진을 통한 특징적인 증상의 확인과 이학적 검사입니다.
발뒤꿈치뼈 전내측 종골 부위의 명확한 압통점이 있거나 족저근막의 방향을 따라 발바닥에 전반적인 통증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면 진단이 가능하고,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거나 환자가 발뒤꿈치를 들고 섰을 때 통증이 증가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전형적인 족저근막염의 양상이 아니거나 적절한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근전도 및 신경전도 검사, 방사선 검사(X선 촬영, CT, MRI) 등을 시행하여 발바닥의 통증을 일으키는 다른 질환들을 감별해야 합니다.
족저근막염 치료의 첫 단계는 교정 가능한 원인이 있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잘못된 운동 방법, 무리한 운동량, 불편한 신발착용 등의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또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며칠간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쉬는 것이 중요하고, 얼음이나 차가운 물수건 등을 이용한 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약물치료로는 염증을 억제해주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복용하면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일반적으로 부종이 동반된 급성기의 경우 효과가 좋습니다.
이와 함께 발바닥의 염증을 줄여주고 발로 가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주는 스트레칭을 시행합니다.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효과적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 방법으로 앉은 자리에서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아픈 발과 같은 쪽의 손으로 엄지발가락 부위를 감아 발등 쪽으로 올리면 발바닥의 근막과 아킬레스건의 단단하게 스트레칭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반대쪽 손가락으로 단단하게 스트레칭 된 족저근막을 마사지 해주면 더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감아 올리는 동작은 천천히 시행하며 한 번 스트레칭 시 15~20초간 유지하여야 하고, 한 번(한 세트)에 15차례 정도 스트레칭 운동을 합니다. 하루에 10번(10세트) 이상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으며,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나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걷기 시작하기 전에 미리 스트레칭 운동을 해주면 효과가 좋습니다.
6개월 이상 다른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사용한 후에도 증상 호전이 없을 때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및 체외 충격파 요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효과는 좋지만 장기간 반복해서 시행할 경우 족저근막의 급성파열 위험이 있고 뒤꿈치 지방 패드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족저근막염은 특별한 치료없이도 천천히 스스로 증상이 좋아지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좋아지기까지 약 6~18개월 가량의 시간을 요하여 무작정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점이 문제입니다. 특별한 합병증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족저근막염을 장기간 방치하면 일상 생활에까지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보행에 영향을 주어 무릎, 고관절, 허리 등에도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