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신경염

전정신경염은 갑자기 한쪽 귀의 전정기관을 담당하는 전정신경(우리 몸의 균형에 대한 신호를 속귀에서 뇌로 전달하는 신경)의 기능이 저하되어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구역 및 구토를 나타내는 질환으로,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이석증 다음으로 많은 질환입니다.

세상이 도는 것 같은 심한 어지럼증이 갑자기 발생하여 수일에 걸쳐서 지속되며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고 식은땀도 흘립니다. 이명(귀울림)이나 청력저하 등의 청각적 증상이나 다른 신경학적인 이상소견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증상이 심할 때는 앉거나 일어서면 몸이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넘어지기도 하며, 처음에는 죽을 것 같이 심한 어지럼이지만 하루하루 지나면서 조금씩 증상이 덜해집니다. 
발병률에 남녀의 차이는 없으며, 환자에게서 증상 발생전에 감기 등의 상기도 감염증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1) 전정신경염의 원인

전정신경염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바이러스에 의한 전정신경의 감염이나 전정신경으로의 혈액공급 장애 등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병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부분은 대부분 전정신경의 위분지(상측분지)인 경우가 많으며, 이로인하여 한쪽 전정신경 기능의 저하가 발생하게 되면 양쪽 귀에서 뇌로 들어가는 전정신경 자극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고 인체는 균형감각을 잃으면서 지속적인 어지럼을 느끼게 됩니다.

 2) 전정신경염의 치료

전정신경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증상이 호전되는 양성 경과를 보입니다. 대개 증상 발생 후 1-2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점차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환자가 증상을 견딜 수 있으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대개 심한 구토와 어지럼증으로 환자가 괴로워하므로, 어지럼증과 동반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전정억제약물을 투여하면서 보존적인 치료를 합니다. 

급성기가 지나고 증상이 줄어들게 되면 약물의 투여는 되도록 줄이고 전정기능의 보상을 촉진시키는 전정재활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양쪽 전정신경의 불균형에 대한 중추신경계의 보상작용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가능한 한 전정억제제를 장기간 투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3) 전정신경염의 경과

전정신경염은 양성 질환의 경과를 보입니다. 대개 증상 발생 후 1-2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조금씩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만약 48시간 이상 지나도 어지럼증이 전혀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에는 중추신경계의 문제로 인한 어지럼증을 감별하기 위해 뇌자기공명영상검사 (MRI) 등의 검사가 필요합니다. 
전정신경염이 재발하는 경우는 드물며, 재발하더라도 비교적 증상이 약하고 회복 기간이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