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대상포진은 일반적으로 ‘너무 아픈 피부병’ 정도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대상포진을 겪어본 사람들은 그 통증의 강도를 분만이나 요로결석 때와 같은 극심한 통증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게서만 생기던 것이 요즈음은 과로,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젊은 사람들에서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피부에 퍼져 있는 신경의 분포에 따라 주로 왼쪽이면 왼쪽, 오른쪽이면 오른쪽 한쪽에만 심한 통증이 생긴 후 피부 발진이 생기면서, 작은 물집들이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우리 몸 한쪽에만 집단으로 생기는 질환입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며 발생하게 됩니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최초로 감염되어 급성으로 전신에 퍼지는 것을 수두라고 하며, 이 바이러스에 이미 잠복 감염되어 있던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며 피부 발진과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대상포진이라고 합니다. 같은 바이러스가 어린이에게는 수두를 일으키고 성인에게는 대상포진이 되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고령, 외상, 각종 악성 종양, 항암치료, 임신, AIDS 등과 같이 면역력의 저하를 초래하는 요인들에 의해서 잘 발생합니다. 
간혹 만성적인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환자가 수년 동안 고통받기도 합니다.

1) 대상포진의 원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헤르페스 바이러스균에 속하게 됩니다. 
주로 소아기에 수두에 최초로 감염이 되고 이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을 통해 지각 신경절에 잠복상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이때는 잠복 상태로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바이러스가 재활성되며 신경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피부로 나와 감염을 일으켜 발진이 발생합니다.

2) 대상포진의 증상

대상포진은 피부발진과 통증이 주 증상입니다. 초기증상은 매우 다양하나 발열, 권태감, 감기, 두통 등의 전구증상이 있은 후 3~7일 후 피부 발진이 발생합니다. 피부발진은 바이러스가 침투한 지각신경분포를 따라 띠 모양으로 나타나고 대개 편측성이며 몸의 중앙을 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국소적인 발진과 물집이 생기며 3일째는 물집이 고름집으로 변하고 7~10일째 딱지가 앉게 됩니다. 평균 발진 기간은 약 2-3주일로 증상이 심하면 심한 궤양을 만들어 회복기간이 길어지고 흉터가 발생하게 됩니다. 
통증은 감염된 신경절 부위를 따라 가려움, 이상감각 등으로 시작해 감각이 과민해지는 지각과민, 작은 통증도 크게 느끼는 통각과민 등의 증상과 함께 타는 듯하고 칼로 베이는 것 같으며 전기 오는 듯한 다양한 통증을 경험하게 됩니다. 때론 이 통증이 아주 심하기 때문에 통증조절을 위해 입원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대상포진은 단순 포진과는 달리 한번 걸리면 다시 걸리는 일이 많지 않으나, 면역 상태가 안 좋은 경우에는 재발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드물지만 피부 병변이 없는 환자도 있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편측성으로 몸의 한 쪽에서만 발생하지만 드물게 양측성 또는 다수의 신경절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가슴(흉부), 뇌신경, 목(경추신경), 허리(요추신경), 엉치뼈 부위(천골신경)의 순으로 많이 나타납니다. 이 질환은 다른 사람에게 옮겨 주는 전염력은 약하나, 수두에 걸리지 않았던 사람은 대상포진 환자와의 접촉이나 공기감염의 경로를 통하여 수두가 발생할 수는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개 대상포진 발진 발생 1개월 후에도 통증이 남아있는 상태로 정의하며 삶의 질을 저하시키며 매우 괴로운 통증에 속합니다. 연령이 증가하고, 급성기 통증, 전구증상, 발진 등이 심할수록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생길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또 침범부위에 심각한 감각이상, 당뇨병환자, 근전도 상 운동이상이 있는 경우, 또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발생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이 통증은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며 간헐적이거나 지속되는 통증과 함께, 수면장애, 식욕부진, 변비, 우울감을 동반하며 불에 데인듯한 작열통, 옷깃만 스쳐도 아파하는 이질통 등을 호소하게 됩니다.

3) 대상포진의 진단

대상포진의 진단은 특징적인 피부발진, 동반된 통증 등의 임상양상으로 주로 이뤄지며 특징적인 수포 같은 것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 진단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발진이나 통증 같은 임상양상이 비전형적이어서 진단이 어려운 경우 바이러스 배양, 바이러스 DNA 검사, 생검, 기저질환에 대한 검사 같은 검사실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4) 대상포진의 치료

대상포진은 조기에 치료해 초기 감염의 확산과 감염기간 및 중등도의 감소, 다른 부위로의 전파 방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비롯한 여러 합병증을 방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항바이러스제의 적절한 사용과 적극적인 통증관리가 중요합니다.
피부에 수포 발생 3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또 노인환자나 면역억제환자처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기 쉬운 환자에서 통증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약물치료로 가벼운 통증에 아세트아미노펜이나 트라마돌 같은 제제를 사용하고 중등도 이상의 통증에 오피오이드,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을 사용합니다. 신경차단술로 국소마취제의 국소침윤, 몸신경 블록, 교감신경 블록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치료와 더불어 면역력 향상을 위해 환자는 휴식 및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대한 치료는 통증 감소 및 통증으로 인한 우울, 불안, 불면증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항경련제, 항우울제, 오피오이드, 트라마돌 등을 쓰며 리도케인 부착포, 리도케인 크림과 캡사이신 크림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