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신경병은 말초신경손상에 의해 나타나는 일련의 증상이며 국소적으로 신경일부가 압박되거나 신전될 때, 또는 전신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신경손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관련된 전신질환에는 당뇨, 알콜중독. 종양, 신장질환, 아밀로이드증, 디프테리아나 나병과 연관된 감염성질환등이 있으며 염증성신경증으로는 Guillain-Barre 증후군 등이 있습니다. 대사성 신경증은 영양결핍, 약물이나 화학물질에 의한 독성효과에 의해 나타납니다.
신경 손상에 의해 먹먹하고, 남의 살 같고, 나무토막 같이 느껴지면서도 역설적으로 가만히 있어도 바늘로 찌르는 듯이 따끔거리거나 저리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말초신경병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통각과민과 이질통으로, 통증 역치가 감소되어 낮은 강도의 통각 자극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옷이나 바람에 살이 가볍게 스치거나 눌려도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으로 당뇨 환자의 약 20%가 신경병 통증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이 외에 삼차신경통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추간판 탈출증이나 추간공 협착증 등 신경뿌리질환에 의한 통증이 흔합니다. 암 환자에게도 종양이 직접 신경을 침범하거나 항암제의 독성에 의해서, 혹은 방사선치료 후에 신경병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러 원인 질환에 관계없이 신경병 통증의 유병율은 전체 인구의 약 1-2%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근전도 및 신경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검사는 초기 증상이 시작된 후 2-3주 정도에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며 검사에서 이상소견을 보이는 경우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시행합니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은 주로 양측이 대칭적으로 감각 및 운동신경을 동시에 침범하는 형태로 흔하게 관찰되며 주로 하지에 현저하게 나타납니다. 보통 수개월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는 양상으로 발현하지만 급속히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며, 초기 증상으로는 하지불안증후군, 근경련 등이 발생하고, 통증이 없는 저린감등의 이상감각증이 손발에 생기며 심한 경우 감각소실 및 운동장애가 발생하게 됩니다. 근전도 및 신경전도검사로 말초신경 기능을 검사하여 진단할 수 있으며, 이러한 당뇨에 의한 말초신경손상의 경우 혈당을 정기적으로 측정하여 조절하여야 합니다.
만성 알코올 중독의 가장 초기 증상의 하나가 말초신경병증이며, 대개 수년간 하루 100g이상의 술을 섭취한 경우에 나타나게 됩니다.
말초신경손상은 세가지 과정에 의해서 나타나는 데, 우선 첫째, 부적절한 식사로 인한 영양결핍으로 티아민(비타민 B1) 결핍이 나타나고 그 외에 니아신, 엽산, 단백질 등의 결핍이 따라오게 됩니다.
둘째로 알코올과 그 대사물에 의한 직접적인 신경손상이 진행되며, 셋째로 알코올에 의한 간기능 이상으로 나타나는 간접적 신경손상도 나타나게 됩니다.
감각이상, 통증, 근력저하가 주증상으로 나타나며 근력저하의 경우 심하면 계단오르기와 보행장애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 외, 자율신경계증상으로 대변이나 소변실금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검사실 검사에서 혈소판수치저하, 빈혈소견이 보이며 근전도 및 신경전도검사에서 축삭손상에 의한 신경병증 소견이 확인되면 진단을 확진할 수 있습니다. 치료를 위해서는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하며 규칙적인 식사, 꾸준한 엽산 및 티아민의 공급이 필요합니다.
비타민 B12(코발라민)는 인체에서 합성되지 않아 육류와 낙농식품 같은 동물성 식품의 섭취로 공급되며 소화와 영양분 흡수에 필수적이며 악성빈혈을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비타민 B12 결핍은 위장이상(악성빈혈, 위절제술후 등)으로 인한 흡수장애에 의해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드물게 부적절한 섭취(심한 채식주의자, 금식기도)에 의해서도 생길 수가 있습니다. 만약 섭취나 흡수가 중단되어 결핍이 되려면 3~6년이 걸리는데, 결핍이 지속되면 식욕부진, 체중감소, 빈혈증상, 혀 통증과 설사 등의 소화기계증상과 신경계증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신경계증상은 척수병증과 말초신경병증에 의하며 가장 먼저 손발의 저림, 따끔거리는 느낌, 모호한 감각증상을 호소하고, 서서히 진행하여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되며, 더 진행하면 보행실조가 생기고 결국 강직성 하반신마비까지 나타나게 됩니다.
이 외에도 무감동, 졸림, 의심, 감정동요, 우울정신병, 혼돈까지 다양한 이상정신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신경학적 증상이 있을 때 항상 빈혈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진단에 있어 혈중 비타민B12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치료로는 비타민B12의 공급과 결핍을 초래하는 기저질환의 치료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신경병 통증은 일반적인 진통제로는 조절되지 않습니다. 통증의 원인이 신경계의 과흥분과 내인성 통증억제 경로의 소실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신경의 과흥분을 억제하거나 내인성 통증억제 경로를 강화시켜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용량의 항경련제나 항우울제, 아편양 진통제를 사용하게 되며, 마취제 성분이 포함된 젤이나 패취를 부착하기도 합니다. 약물을 선택할 때는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 우울증 등이 있는지, 혹은 약물 투여에 의해 악화될 수 있는 증상이 있는지 잘 판단하여 약물을 결정하게 됩니다.
신경병 통증이 약물치료에 효과를 보이지 않거나 심한 입마름, 졸림,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으로 약을 충분히 증량할 수 없을 경우에는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자극요법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신경병 통증은 발생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수년 동안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만성통증으로 쉽게 발전하기 때문에 주치의와 협력하여 치료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합니다. 또 심리적, 외부 환경의 변화에 의해서도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심리적인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