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재활운동

어지럼증에 대한 치료로서 운동요법이 처음으로 도입된 것은 1940년대로, 당시 의사 Cawthrone 과 물리치료사 Cooksey 가 뇌 손상을 받고 어지러워하는 군인들을 재활하기 위해서 개발되었습니다. 그들은 전정장애 이후 활동적이고 머리를 많이 움직인 경우에 회복이 더 빠른 것을 관찰하고, 머리와 눈, 몸 전체가 움직이는 운동요법을 고안하여 전정기능이 저하된 환자에 적용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 이후에 전정재활치료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었고 이들은 대부분 Cawthorne-Cooksey 의 운동법에 근본을 두고 있습니다.

1) 어지럼증과 전정재활운동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기능은 숨을 쉬거나 심장이 뛰는 것처럼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지만 이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생명에 위협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합니다. 귀속에는 서거나 걷거나, 뛰거나 돌거나,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을 느끼고 조절해주는 장치가 있습니다. 이것을 전정기관이라고 하는데, 전정기관은 양쪽 귓속의 단단한 뼈속에 있고 미세한 막과 액체들로 구성이 됩니다. 양쪽 귀의 전정기관으로부터 시작된 몸의 균형 정보는 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이 되고 소뇌의 적절한 조절을 받아 어느 한쪽으로 몸이 기울지 않도록 조절이 됩니다.

어떠한 원인에서든 이러한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균형감각의 장애가 발생하여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고, 우리몸의 소뇌에서는 다시 몸의 균형을 잡도록 조절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를 전정보상이라고 합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각각 질환들에 따라 치료법이 틀리지만 이러한 전정보상작용이 적절히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증상완화를 위한 기본적인 치료원칙이고 이런 목적으로 전정재활운동을 시행합니다. 즉 급성기를 지나거나 원인질환 치료 중 혹은 이후에 잔존하는 만성적인 어지럼증에 대해 전정재활운동은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2) 전정재활운동의 원리

전정기관의 모든 신호는 소뇌의 조절을 받습니다. 전정재활운동은 어지럼증이 생기는 동작 혹은 자세, 혹은 그런 환경에 반복하여 노출시킴으로써 어지럼증의 전정보상작용을 강화시키는 원리로 사용합니다. 마치 고소공포증이 있는 환자에게 낮은 계단부터 점진적으로 높은 계단에 오르게 하는 원리와 유사합니다.

전정재활운동은 적응훈련과 대치훈련으로 구성됩니다. 적응훈련은 전정기관의 신호가 갑자기 변화된 급성기에 신경계의 안정화를 빠르게 도모하도록 눈 운동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치 훈련은 전정기관의 신호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시각정보, 혹은 근육에서 오는 정보를 적절히 활용하여 전정신호를 강화시키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 1. 전정재활운동은 증상 발생 이후, 가능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 2. 전정재활운동은 어지럼증이 유발되는 동작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전정재활운동 초기에는 오히려 더 어지러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나 동작을 반복함에 따라 어지러운 느낌이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 3. 모든 자세와 동작을 한꺼번에 시행하기보다는 환자분의 능력에 맞추어 할 수 있는 동작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 4. 반복된 자세나 동작으로 전정재활운동 중에 어지럼증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면, 좀 더 운동강도를 높여야 합니다. 즉 한 계단을 상승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 5. 전정재활운동 중에는 낮은 강도부터 강한 강도까지 다양하게 운동을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실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 전정기능으로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3) 전정재활운동과 안전

전정재활운동은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구역감이 심하고 서 있지도 못할 정도의 급성기에는 적응훈련에 치중하시고, 이후 보행이 가능해지면 다른 동작들이 추가된 대치훈련으로 바꾸십시오. 적응훈련은 누워서 혹은 앉아서도 시행할 수 있으며 명함이나 필기구, 주변의 사물을 목표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운동은 가능한 밝고 주변이 정리된 환경에서 해야 하며 급성기에는 항상 낙상에 주의를 기울이셔야 합니다. 

4) 전정재활운동 따라하기

 - 적응훈련

아래 제시된 동작들을 지시 내용대로 각 동작당 20초 동안 하루에 5번씩 반복합니다.
① 홱 보기 운동 - 머리를 고정한 후 눈만 이용하여 움직이지 않는 두 물체에 빠르게 초점 맞추기 
② 따라보기 운동 - 머리를 고정한 후 눈만 이용하여 움직이는 사물을 따라보기

③ 머리 움직이며 고정된 물체 보기
 - 눈높이에 물체를 두고 초점 고정하기
 - 시선을 물체에 고정하고 머리만 좌우로 움직이기
 - 시선을 물체에 고정하고 머리만 상하로 움직이기

④ 머리와 물체 동시에 움직이며 초점 맞추기
 - 눈높이에 물체를 두고 초점 고정하기
 - 시선을 물체에 고정한 채 머리와 물체를 좌우 반대로 움직이기
 - 시선을 물체에 고정한 채 머리와 물체를 상하 반대로 움직이기

 - 대치훈련

아래 제시된 동작들은 대치훈련 동작입니다. 처음에는 중심잡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도록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벽을 두고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개인에 맞게 적당한 속도로 걷도록 하며 10-15걸음 정도를 좌-우/상-하로 머리를 흔들며 걷도록 합니다. 고개를 흔드는 속도는 가만히 앉아서 고개를 돌렸을 때 어지럼증이 느껴지는 속도가 적당합니다. 
① 단단한 바닥에서 걷기
 - 눈을 뜨고 일직선으로 10-15걸음 걷기
 - 눈을 뜨고 머리를 좌우로 움직이며 10-15걸음 걷기
 - 눈을 뜨고 머리를 상하로 움직이며 10-15걸음 걷기
 - 눈을 감고 앞의 동작들을 반복하기

② 푹신한 바닥에서 걷기
 - 눈을 뜨고 일직선으로 10-15걸음 걷기
 - 눈을 뜨고 머리를 좌우로 움직이며 10-15걸음 걷기
 - 눈을 뜨고 머리를 상하로 움직이며 10-15걸음 걷기
 - 눈을 감고 앞의 동작들을 반복하기